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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박스 이야기

시장은 포화 상태인데 그룹웨어 도입 효과는 크지 않다?


국내의 경우 그룹웨어의 보급률이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그룹웨어를 통해 기업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기대치 이하라는 말도 함께 나온다.

시장은 거의 포화 상태인데 그룹웨어에 대한 도입 효과는 크지 않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까?

국내에 그룹웨어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은 인터넷의 역할이 크게 기여했다. 인터넷이 국내에서 상용화 된지도 벌써 십여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었으니 그룹웨어 또한 그만한 나이를 채우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무어의 법칙, 메트컬프의 법칙을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기술과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되는 것을 피부로 먼저 느끼는 것은 어쩌면 현대인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그룹웨어 만큼 변화 없는 것도 그리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애초에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던 시대에도 그룹웨어의 모습은 있었다. 메일, 파일관리, 게시판과 같은 것을 기업내의 네트워크와 외부의 통신망을 구성하여 이용할 수 있었다.

그 후 인터넷이 태동하며 이러한 환경이 급격히 인터넷을 이용하는 웹 환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최초로 지금의 모습과 같은 그룹웨어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로터스 노츠'로 국내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며 대부분의 그룹웨어 모델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그룹웨어와 현재의 그룹웨어는 정말로 변화된 것이 거의 없다. 변화가 생겼다면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그룹웨어를 쉽게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보다 관련된 서비스를 필요한 환경에 맞게 연계하여 구성할 수 있느냐 하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웹 환경에서 그룹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이젠 어려운 일이 아니며 개발 인력 또한 충분한 것으로 본다. 그리고 개발에 필요한 자동화된 툴과 컴포넌트를 이용한다면 개발 속도 또한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그룹웨어가 업무 효율과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얼마만큼 기여하였으며 기대했던 도입효과를 얻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그룹웨어의 대부분이 웹 기반에서 구성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메신저를 연계하여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기간계 시스템과 연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보다 효율적인 협업 구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기업 환경이 포털 사이트처럼 필요로 하는 많은 기능이 연계되고 통합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효과 또한 적지 않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지만 기대만큼의 업무효율이 향상되며 생산성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그룹웨어 도입 초창기에는 기업 내부에서 이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 그룹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했다. 그러나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에 대한 호응이 줄어들자 출석체크와 같은 강제적 요소를 두어 사용을 유도했다. 이 또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사용빈도가 더욱 줄어들며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외면 받게 되는 기현상을 낳고 말았다.

그리고 이런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때마침 메신저를 이용하는 붐이 일면서 이 또한 기업에 적용시키기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았는데 기업 내부의 메신저는 오히려 커뮤니티 효과 보다는 감시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 사용자의 거부감을 갖게 하는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그룹웨어는 기업의 생산성과 업무효율을 높인다는 목표와는 관계없이 점차 관심을 읽게 되면서 그룹웨어의 쇠퇴기를 맞게 되었다. 그렇다고 기존의 그룹웨어 업체들이 가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국내의 경우 그룹웨어의 선도 주자였던 업체는 BPM과 같은 신규 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했고, 기타 업체들도 KMS, ERP, CRM 등 그룹웨어와 연계 가능한 통합 구축에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하려 하고 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그룹웨어에 대한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반대 편에선 어떻게 하고 있을까? 서두에도 말한 ‘로터스 노츠’는 전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이를 공급하는 IBM은 시스템통합 업체로 국내에서도 대단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익스체인지’와 ‘아웃룩’과 같은 패키지를 기반으로 ‘SharePoint’와 같은 협업과 메신저를 통합한 그룹웨어 환경을 구성하여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로터스 노츠’는 우리 시장과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시장에 접근하고 있지만 그 내면은 ‘익스체인지’와 ‘아웃룩’과 같은 환경을 갖추어 나가는 형태로 커뮤니티와 협업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패키지 기반의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웹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포용 정책을 사용하며 그룹웨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 정책은 국내의 경쟁 업체들을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고 있는데 여전히 패키지를 공급하면서 웹 환경은 공짜로 제공하는 것과 같은 끼워팔기 형태의 전형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변화 형태로 ‘로터스 노츠’는 패키지의 필요성을 ‘아웃룩’은 웹의 유용성을 각자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 양편이 그룹웨어의 모든 형태를 이분화 시켰다 해도 크게 지나치지 않는다. 그 결과 웹 환경과 패키지 환경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적이 된 것처럼 인식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서로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상호 보완 관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쪽과 저쪽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그룹웨어의 가치를 높이고 시스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협업할 수 있는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플랫폼의 변화에 국내 기업들도 관심을 기울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가 컴퓨터를 이용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게 되어 정보시스템을 통한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개념이 차세대 지능형 시스템(Semantic web)이라 표현할 수 있겠지만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이며 적합한 환경은 그룹웨어이기 때문에 지능형 시스템을 목표로 진화하며 그 맥을 항상 같이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마치 가깝지 않은 미래처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안과 밖에서의 변화와 그리고 네트워크 환경을 통한 사회적 변화를 체험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오히려 그룹웨어의 중요성을 그리고 이에 따른 변화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며 채찍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할 시점이다.